- 글 -/좋은글

이해할 수 없는 이상한 꿈

에덴촌 2022. 5. 24. 07:35

서울에서 혼자  자취하면서

직장에 다니던 나의 20대 중후반 시절,

나는 한 꿈을 꾸었다.

내가 다니던 작은 예배당에 대한  꿈이있다.

꿈 속에서는 교회가, 교회도 성전이 아니었으며

콘크리트 시멘트로  만들어진 감옥이었다.

 

교회가 아닌 감옥으로 들어가는 입구에

책상과 의자가 놓여 있었고

거기에 한 남자가 앉아서

 골똘히 뭔가를  계산하고  있었다.

계산에 몰입한 나머지 내가 그 안으로

들어가는지,  신경조차 쓰지 않았다.

 

입구를 지나 삭막한 콘크리트 벽으로

된 방 안으로 들어가니 피골이 상접한

3~7세  정도의 어린 아이들이 있었다.

(육의 나이와 상관없는 영적 나이와 상태인 듯)

일어날  힘조차 없는 듯, 벽에 기대어

앉아 있거나 여기 저기 널브러져 있었다.

 

"아니, 어떻게 이런 일이?

입구에 계신 분은 너희들의 양육자 같은데...

왜 너희들에게 먹을 것을 갖다주지 않지?

양식은 고사하고 계산하기에만 바쁘구나.

그리고 너희들을 왜 갇혀 있는 거지?

가만 있어 보자, 나에게 먹고 남은 

빵조각들이 몇개 있었네."    하면서 

빵조각들을 꺼내놓자 굶주렸던 애들이 

우르르 몰려들어  서로 가져가려다 보니

빵이 공중에 날아다니고 순간 정신이 없었다.

절대 이해할 수 없는, 이상한 꿈이었다.

 

현실에서는...  설교중에

그 목사님은 크게 성공한 서울 모목사가

자기 목회의 롤 모델이라고 하셨다.

(나는 크게 성공한 그 목사를 존경한다는

목사나 자기 목회의 롤모델이 '그 성공한

부자목사' 라며 흉내내는 목사들 중에서

삯꾼/장사치가 아닌 목사를 본 적이 없었다.)

그 목사님은 예수를 잘 팔고 복음 장사 

잘 하는 목사가 신도들 많이 끌어모으는 거고,

많이 벌고 많이 먹는 것은 당연한 이치라고 했다.

 

또, 보너스 달에 십일조에서 감사헌금을 

따로  떼어 두 개의 봉투로 별도로 낸 형제를

개인적으로 불러서 "아주 따끔하게

혼 줄을 냈다"고 힘주어 이야기 하기도 했다.

(그 만큼 계산에  철저하고 민감하다는 뜻)

 

어느 날은 청년자매들이 내 자취집에 놀러왔고, 

티타임이 끝나고, 나는 내가 들었던 천국지옥

간증테잎들을 들어보라면서 꺼내 놓았다.

근데  다들 자기가 먼저 듣겠다며

앞다투어 우르르 달려들었기에 난데없이

테이프가 공중에 날아다니고 난리였다.

 

순간,  나는 멍해졌다.

서로 다투어 빵을 가져가겠다고

우르르 달려들었던 굶주린 아이들과 

공중에 날아다니던 빵조각이 겹쳐졌다.

3차원 현실과  4차원 꿈의 비유 사이에서 

잠시 멍~해진 나는, 아무 생각도 없이 

그 꿈 이야기를 해버렸다.

 

해와 달과 열한 별이 자기에게 절 하는 꿈을  

꾼 요셉이, 그 이야기를 형제들에게 말함으로써

다른 형제들의 시기 질투심을 더 크게 만들었다.

"요셉이 꿈을 꾸고 자기 형들에게 말하매

그들이 그를 더욱 미워하였더라"(창37:5)

그리고 요셉은 큰 환란을  겪게 되는데

나의 꿈 이야기 역시,  환란을 초래했다.

 

내 꿈 이야기는 나를 시기질투하던

한 형제를 통해 목사님 귀에 들어갔고,

목사님은 노골적으로 나를 싫어하셨다.

(입장을 바꿔보면  당연한 일일 것이다)

 

심지어 어느날은 목사님 자신이 

교회당에서 금식기도하고 있는데, 

"뒷모습이 꼭 나를 닮은 자매" 하나가 

교회당에 와서 먹을 것을 몰래 놔두고

가는 뒷모습만을  봤다...고 하셨다. 나는

그 말이 실제인지 조작인지는 지금도 모른다.

하나님이 세우신 주의 종을 일부러

시험에 들게 하려 했다는 것이다.

 

나를 좋아하던 한 형제(지금의 남편)는

그런 이상한 자매를 목사님이 보셨다고 하는데,

나에게 "정말 그런 짓을 했냐?"고 물었다.

내가 아니라고 대답하자, 다시 다그치기를

정말 자매님이 그런 짓을 하지 않았다면,

지금 바로 이 성경 위에 손을 얹고 

"나는 그런 짓을 하지 않았다는 것을

하나님께 맹세합니다" 고 하세요. 했다. 

 

억울해서 펄쩍! 뛰고 싶은 지경이었다.

(내가 왜 그런 짓을 하겠냐구요ㅜㅜ)

그런 식으로 나도 모르는 사이에  나는

점점  사탄 마귀나 마녀처럼 되어 갔었다.

 

사실과 오해와 음해가 함께 얼키고 설켜

내 힘으로는 도저히 풀어낼 수가 없었다. 

내가 아니라고 말한다고 해도

누구 하나 믿어줄 것 같지 않았다.

교회학교 교사로써 내가 가르쳤던

중고딩들 마져, 다  나를 이상하게

보면서  피하고 있는 게 느껴졌다.

 

내가 가면 화난 표정으로 나 보란듯이

문을 쾅!!! 닫고 나가버리시던 목사님,

난 새벽기도도 하지 못하고

참담한 심정으로 뒤돌아 나와야 했다.

"꿈 이야기만 하지 않았어도...

나 혼자만의 비밀로 간직했다면..."

영적인 꿈은 마음에만 간직할 일이지

함부로 말해선 안될 일이었다. 

그  사건은 내게 쓰라린 교훈이었다.

 

마침내,   나는 어쩔 수 없이 

그동안 정들었던 이 교회를

떠나야 겠다고  결심했다. 

아무에게도 어떤 변명도 하지 않고

마치 이 세상에 없는 사람인 것처럼

홀로 조용히 사라지려고 했다.

 

그런데 신기하게도 그 즈음 훈풍이 불듯

어떤 외부 의도가 급박하게 작용하는 듯 보였다.

다들 다급하게 만나거나, 부산스러워 보였다.

 

그러더니 모든 게 풀리는 기적이 일어났다.

나를 무슨 이상한 스파이 보듯 하던 교인들이

하루 이틀 사이에  

왜 그렇게 다들 호의적으로 돌변하게 됐는지? 

모두 한결같이 따사로운 손길로 붙잡았던 일은

아직까지 풀리지 않은 미스테리로 남아있다.

(이런 일이 있을 수도 있나. 갸우뚱~)

모르긴 해도 천상의 동료들, 수호천사께서

이 사람, 저 사람의 마음을 풀어주시고

꼬인 상황을 푸시느라 아주 바쁘셨을 것이다.

 

그 꿈은,  당시 나의 믿음과 의식수준에

딱 맞는 맞춤형 비유로써 보여주신 듯 했다.

겉으로 아무리  신실해 보이고 선해 보여도 

사람을 믿거나  추종해서는 안된다는 

교훈을 주는 꿈이기도 했다.

 

그 후,  감사하게도 그 목사님의 주례로 

지휘자이자 피아노를 연주했던

그 교회 청년과 결혼식을 했고, 결혼과 함께 

남편의 일자리를 따라서 서울 그곳을 떠나

경기도 남부 지역으로 이사하게 되었다.

 

그리고  1~2년이 지난 뒤, 

신부전증으로 목사님이 돌아가셨다는 

안타까운 소식을 듣게 되었다. 

남편과 나는  나름 정성을 다한, 액수의 

조의금을 들고 무거운 마음으로

장례식장을 찾았는데

이것이 그 목사님과의 인연에 대한

마지막  기억이다.

지금까지 살면서 여러 목사들을 겪어 봤지만

그 목사님만큼 괜찮은 분조차 나는 보지 못했다.

최선을 다 하는 분이셨고 인간적인 분이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신의 시선은 엄중했다.

ㅡ예수 그리스도의 향기ㅡ

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

 

※ 나이가 들어갈 수록 새로운 인연은

가능한 한 만들지 않게 되더군요.

정신없고 번잡스러운 외부(종교)활동보다 

영적인 추구와  마음 공부,

고요히 내면으로 들어가는 일이

훨씬 더 행복하고 귀중하게 느껴집니다.

 

인연에 관한 소중한 조언

https://youtu.be/tvcn3E6NUKM 

"스쳐가는 인연은 그냥 보내라"